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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기름값 인상, 생활물가에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애버린 2025. 11. 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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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기름값 인상, 생활물가에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2025년 9월부터 말레이시아의 RON95 기름값이 외국인과 비보조금 대상자에게 인상되었습니다. 수년간 유지되던 2.05링깃 시대가 끝나면서 생활물가에도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체감한 말레이시아의 물가 변화를 담았습니다.


오랜만에 오른 기름값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가장 놀랐던 점 중 하나는 기름값이 너무 안정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도 리터당 2.05링깃이었고,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였죠.
한국에서라면 한 달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유가가 여기서는 몇 년째 변하지 않아 참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드디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정부가 **보조금 개편(BUDI95 제도)**을 시행하면서 시민과 비시민의 유가가 달라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시민은 여전히 리터당 1.99링깃으로 주유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나 말레이시아 등록 차량이 아닌 경우에는 리터당 2.60링깃을 내야 합니다.

이전보다 55센 오른 셈인데, 숫자만 보면 작아 보여도 주유할 때 확실히 체감됩니다.
기름을 가득 채우면 예전엔 100링깃이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120링깃 가까이 들어갑니다.


수십 년간 유지된 안정 가격의 끝

사실 말레이시아의 RON95는 2009년 처음 등장했을 때 1.80링깃이었습니다.
그 후로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 2020년 코로나 시기 이후부터는 정부가 경제 안정을 위해
기름값을 2.05링깃에 고정해 두었습니다.

약 5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았죠.
이건 말레이시아에서는 거의 “기름값이 멈춘 시대”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정부의 보조금이 크게 작용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2025년 들어와 재정 부담이 커지자, 결국 외국인에 대한 보조금은 줄어들었고
**비보조금 가격(2.60링깃)**이 새롭게 도입된 겁니다.

이 정책은 2025년 9월 30일부터 적용되었고,
이제 말레이시아 시민만 RON95를 저렴하게 주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차량은 RON97이나 디젤을 넣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는 RON95조차도 ‘시민 전용’으로 구분되는 셈이죠.


생활물가에도 서서히 영향이

기름값은 단순히 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죠.
기름값이 오르면 운송비와 물류비가 오르고,
그 여파가 식자재 가격과 외식비로 이어집니다.

최근 슈퍼마켓에 가보면,
닭고기·계란·채소 같은 기본 식재료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외식할 때, 예전엔 8링깃 하던 로띠 차나이가 이제는 10링깃 가까이 되는 곳도 있더군요.
물론 환율이나 인건비 문제도 있지만, 기름값 인상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택시나 그랩(Grab) 요금도 예전보다 살짝 올랐습니다.
거리마다 다르지만, 기본요금이 1링깃 정도 오른 느낌이에요.
평소 자주 다니던 거리인데도, 결제할 때마다 “어, 예전보다 비싸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레이시아의 보조금 정책, 변화의 기로에

말레이시아는 오랫동안 **‘보조금 천국’**으로 불려왔습니다.
연료, 전기, 설탕, 쌀 등 생활 필수품에 모두 정부 보조금이 들어가 있었죠.
덕분에 시민들은 비교적 안정된 물가 속에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이 됩니다.
2024년부터 정부는 점차 “보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그 첫 단추가 바로 이번 RON95 유가 개편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소득에 따라 연료 보조금이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1.99링깃에 주유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소득층의 보조금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즉, “모두에게 동일한 보조금”에서 “필요한 사람에게만 보조금”으로 방향이 바뀌는 것이죠.


체감되는 변화, 그래도 여전히 ‘살만한 나라’

솔직히 말하면, 이번 기름값 인상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동안 안정적인 물가 덕분에 생활비 관리가 쉬웠는데,
이제는 조금 더 계산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보다 물가가 낮은 편입니다.
외식비나 주거비, 교통비를 종합해보면 여전히 합리적이죠.
그래서인지 기름값이 조금 오른다고 해서
“살기 힘들어졌다”는 느낌보다는 “이제야 현실화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하며

수년간 변하지 않던 기름값이 오르면서,
말레이시아의 물가도 서서히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재정이 건강해야 나라 경제도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살짝 부담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공평하고 투명한 가격 체계가 만들어질 거라 믿습니다.

그동안 ‘기름값 2.05링깃 시대’에 익숙했던 사람으로서,
주유소에서 2.60링깃이라는 숫자를 보는 게 아직은 낯설지만—
그 또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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